
감자볶음은 재료가 단순해서 쉽게 만들 수 있는 반찬처럼 보이지만 막상 볶아보면 감자채끼리 달라붙거나 중간에 부서지는 경우가 있다. 특히 감자를 가늘게 썰수록 팬에 붙기 쉽고, 계속 뒤집다 보면 처음의 감자채 모양이 사라지기도 한다. 이럴 때 양념보다 먼저 확인할 부분이 감자 표면에 남아 있는 전분과 감자를 익히는 순서다.
감자채를 물에 담그는 이유
감자를 자르면 표면에서 뿌연 전분이 나온다. 채 썬 감자를 그대로 팬에 넣으면 이 전분이 열을 받으면서 끈적해질 수 있다. 그러면 감자채끼리 서로 붙고 팬 바닥에도 쉽게 달라붙는다. 감자채를 찬물에 한 번 헹궈보면 물이 뿌옇게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감자 표면에 있던 전분이다. 감자볶음을 만들 때 감자채를 찬물에 잠깐 담갔다가 헹구는 이유도 이 전분을 줄이기 위해서다. 다만 너무 오래 담가둘 필요는 없다. 채 썬 감자를 찬물에 5~10분 정도 두었다가 한두 번 헹궈도 표면 전분을 줄이는 데 충분하다.
물에서 건진 뒤 바로 볶으면 안 되는 이유
전분을 제거했다고 바로 팬에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감자 표면에 물이 많이 남아 있으면 팬의 온도가 빠르게 내려가고 볶는다기보다 감자가 물에 익는 상태가 되기 쉽다. 채반에 밭쳐 물을 빼고 키친타월이나 깨끗한 면포로 가볍게 눌러 겉에 남은 물기를 줄인다. 완전히 말릴 필요는 없지만 손으로 집었을 때 물방울이 떨어지지 않는 정도가 좋다. 이 과정은 감자가 팬에 달라붙는 것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너무 가늘게 썰면 더 쉽게 부서진다
감자채를 얇게 썰수록 빨리 익는 장점은 있지만 볶는 과정에서 쉽게 휘거나 끊어진다. 감자볶음용이라면 성냥개비처럼 지나치게 얇게 썰기보다 약 3~4mm 정도 두께를 유지하면 다루기 편하다. 감자 굵기가 일정한 것도 중요하다. 굵은 감자와 얇은 감자가 섞이면 얇은 것은 이미 익었는데 굵은 것은 아직 단단한 상태가 된다. 결국 덜 익은 감자를 익히려고 오래 볶다가 먼저 익은 감자가 부서지기 쉽다.
팬을 먼저 데운 뒤 감자를 넣는다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중불에서 먼저 데운다. 팬이 충분히 따뜻해진 뒤 물기를 제거한 감자채를 넣는다. 이때 처음부터 계속 저으면 감자 표면이 단단해지기 전에 서로 부딪치면서 쉽게 부서진다. 감자를 팬 전체에 넓게 펼친 뒤 잠시 그대로 두었다가 아래쪽이 살짝 익기 시작하면 뒤집는다. 계속 휘젓기보다 주걱으로 아래에서 들어 올리듯 섞는 것이 좋다.
소금은 너무 일찍 많이 넣지 않는다
채소에 소금을 넣으면 수분이 빠져나온다. 감자 역시 처음부터 소금을 많이 넣고 볶으면 팬 안에 수분이 생길 수 있다. 감자가 어느 정도 익고 겉면이 단단해진 뒤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추는 편이 조리하기 쉽다. 양파나 당근을 함께 사용한다면 감자 굵기에 따라 넣는 순서를 조절한다. 당근처럼 익는 데 시간이 필요한 재료는 감자와 비슷한 크기로 썰어 함께 넣을 수 있고, 양파처럼 빨리 익는 재료는 감자가 어느 정도 익은 뒤 추가하면 지나치게 물러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감자가 익었는지는 색보다 식감으로 확인한다
감자볶음은 노릇하게 색이 나야만 익은 것은 아니다. 감자 한 가닥을 꺼내 먹어보고 가운데의 딱딱한 느낌이 사라졌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겉은 부드럽지만 약간의 탄력이 남아 있을 때 불을 끄면 잔열로 조금 더 익는다. 완전히 부드러워질 때까지 팬에서 계속 볶으면 접시에 옮기는 과정에서도 쉽게 부서질 수 있다.
감자볶음이 팬에 붙는다면 확인할 세 가지
감자볶음이 자꾸 팬에 붙는다면 세 가지를 먼저 확인해볼 수 있다. 첫째, 감자 표면의 전분을 충분히 헹궜는지 확인한다. 둘째, 씻은 감자의 물기를 제거했는지 확인한다. 셋째, 팬이 차가운 상태에서 감자를 넣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기름을 무조건 많이 넣는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표면 전분과 수분을 줄이고 적당히 달군 팬을 사용하는 것이 먼저다.
전분을 꼭 제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감자를 사용하는 모든 요리에서 전분을 제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감자전이나 뇨끼처럼 감자의 전분이 재료를 서로 붙이는 데 필요한 요리도 있다. 반대로 감자채 하나하나가 떨어져 있는 볶음을 만들고 싶다면 표면 전분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결국 감자 전분은 무조건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려는 음식의 형태에 따라 필요한 정도가 달라진다. 감자볶음을 만들 때 감자가 계속 붙거나 부서졌다면 기름의 양보다 먼저 감자를 썬 굵기와 전분, 물기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