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자로 전을 만들 때는 반죽보다 뒤집는 순간이 가장 어렵다. 감자를 얇게 채 썰어 팬에 올리면 처음에는 모양이 잘 잡히는 것처럼
보여도, 뒤집개를 넣는 순간 가운데가 갈라지거나 감자채가 따로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저도 처음 감자채 전을 만들었을 때 감자가 서로 잘 붙지 않아 밀가루를 계속 추가했다. 모양은 단단해졌지만 감자 특유의 바삭한 식감보다 밀가루 전 같은 느낌이 강해졌다.
몇 번 만들어보니 감자채전은 밀가루를 많이 사용하는 것보다 감자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전분을 남겨두고, 한쪽 면이 충분히 익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훨씬 중요했다. 치즈를 조금 넣으면 고소한 맛뿐 아니라 감자채 사이를 잡아주는 역할도 해서 아이들과 함께 먹는 간단한 반찬으로 활용하기 좋았다.
감자채는 물에 오래 담그지 않는 것이 좋았다
감자채볶음을 만들 때는 감자의 전분을 제거하려고 찬물에 여러 번 헹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감자채전을 만들 때는 방법이 조금 다르다. 감자 자체의 전분이 감자채끼리 붙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채 썬 감자를 물에 오래 담가 전분을 모두 씻어내면 오히려 반죽이 잘 붙지 않을 수 있다. 감자 2개는 껍질을 벗긴 뒤 최대한 가늘게 채 썬다. 채칼을 이용해도 좋지만 너무 가늘게 썰면 굽는 동안 쉽게 타기 때문에 일정한 두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채 썬 감자는 물에 담가두지 않고 바로 사용한다. 감자 표면에 나온 수분과 전분이 그대로 남아 있어야 팬에서 익으면서 서로 붙기 쉽다.
밀가루를 많이 넣지 않아도 되는 반죽
감자 중간 크기 2개
모차렐라 치즈 한 줌
부침가루 1큰술
계란 1개
소금 한 꼬집
후추 약간
식용유 적당량
채 썬 감자를 볼에 넣고 계란 1개와 부침가루 1큰술을 넣는다. 부침가루는 감자 전체를 두껍게 코팅하는 정도가 아니라 감자채 사이를 살짝 연결해 주는 정도면 충분하다. 여기에 모차렐라 치즈를 한 줌 넣는다. 치즈를 너무 많이 넣으면 팬에서 녹아 나오면서 가장자리가 쉽게 탈 수 있기 때문에 감자보다 적은 양을 넣는 편이 좋았다. 아이와 먹는다면 후추는 생략할 수 있고 치즈 자체에 간이 있기 때문에 소금도 아주 조금만 넣는다. 반죽을 완성한 뒤 오래 두지 않고 바로 굽는 것도 중요하다. 감자는 소금을 만나면 시간이 지나면서 수분이 나오기 때문에 반죽을 만들어 오래 방치하면 팬에 올렸을 때 물이 생길 수 있다.
감자채를 얇게 펼쳐야 바삭해진다
팬을 중불에서 충분히 달군 뒤 식용유를 두른다. 감자 반죽을 올리고 주걱이나 숟가락으로 얇고 넓게 펼친다. 두껍게 만들면 겉은 노릇하게 익어도 가운데 감자는 덜 익을 수 있다. 제가 처음 만들었을 때는 두툼한 전을 좋아해 반죽을 한꺼번에 많이 올렸는데, 안쪽까지 익히려고 불에 오래 두다 보니 겉면이 지나치게 진해졌다. 감자채 전은 일반 부침개보다 조금 얇게 만드는 것이 식감이 좋았다. 팬에 반죽을 올린 뒤에는 바로 뒤집개로 누르거나 움직이지 않는다. 감자 전분이 익으면서 감자채 사이가 서로 붙을 시간을 줘야 한다.
가장자리가 노릇하게 변하고 뒤집개를 넣었을 때 전 전체가 한꺼번에 움직일 때까지 기다린다.
언제 뒤집어야 부서지지 않을까
감자채 전을 부치면서 가장 많이 실패했던 부분이 뒤집는 시간이었다. 윗면이 아직 생감자처럼 보여서 빨리 뒤집어야 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아랫면이 충분히 익지 않은 상태에서 건드리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팬을 살짝 흔들었을 때 전이 통째로 움직이면 아랫면이 어느 정도 익었다는 신호다. 뒤집개는 작은 것보다 전의 절반 이상을 받칠 수 있는 넓은 것을 사용하면 편하다. 크게 부쳤다면 접시를 활용할 수도 있다. 전 위에 넓은 접시를 덮고 팬을 뒤집어 전을 접시에 올린 뒤, 다시 팬으로 밀어 넣으면 모양이 깨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반대쪽도 처음과 비슷하게 충분히 익힌다. 치즈가 들어 있어 가장자리가 빠르게 갈색으로 변할 수 있으므로 뒤집은 뒤에는 불을 약간 줄이는 것이 좋다.
바삭하지 않고 눅눅해졌다면 확인할 것
감자채 전이 눅눅하게 완성되는 가장 흔한 이유는 팬 온도가 낮거나 반죽이 너무 두껍기 때문이다. 차가운 팬에서 굽기 시작하면 감자에서 수분이 나오면서 바삭하게 굽기 어려워진다. 또 감자채를 너무 두껍게 쌓으면 안쪽에서 나오는 수분이 빠져나가지 못한다.
기름을 너무 적게 사용하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감자채 전체가 기름에 잠길 정도로 넣을 필요는 없지만 팬 바닥이 마르지 않을 정도는 유지해야 표면이 고르게 익는다. 반대로 기름을 지나치게 많이 넣으면 감자가 기름을 많이 흡수해 느끼해질 수 있다. 중간에 기름이 부족해졌다면 팬 가장자리로 조금씩 추가한다.
치즈는 가운데보다 골고루 섞는 것이 낫다
처음에는 치즈가 늘어나는 모습을 만들고 싶어 감자 사이 가운데에 치즈를 많이 넣었다. 하지만 안쪽 치즈가 녹으면서 감자층이 서로 분리돼 뒤집을 때 전이 갈라진 적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치즈를 반죽에 전체적으로 골고루 섞는다. 감자채 사이사이에 소량의 치즈가 들어가면 녹으면서 감자를 연결해 주고 한입 먹을 때마다 고소한 맛도 고르게 느껴진다. 치즈가 팬 밖으로 많이 튀어나오면 쉽게 탈 수 있으므로 전의 가장자리도 숟가락으로 한 번 정리해 준다.
감자채 전은 크게 한 장보다 작게 부쳐도 좋다
전 뒤집기가 어렵다면 처음부터 큰 전을 만들 필요는 없다. 밥숟가락으로 반죽을 두 숟가락 정도씩 덜어 작은 전으로 만들면 뒤집기 훨씬 편하다. 아이들과 먹을 때도 작은 크기가 집어 먹기 좋고, 익는 시간도 짧아진다. 큰 감자채전은 바삭한 가장자리와 촉촉한 가운데 식감을 동시에 즐기기 좋지만 실패 가능성은 작은 전보다 높다. 처음 만든다면 작은 크기로 시작하고 익숙해진 뒤 큰 전으로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감자채 치즈전을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것은 특별한 양념이나 많은 부침가루가 아니었다. 감자 전분을 너무 많이 씻어내지 않고, 반죽을 얇게 펼치고, 아랫면이 충분히 익을 때까지 건드리지 않는 것이 훨씬 중요했다. 뒤집을 때마다 감자전이 흩어졌다면 다음에는 부침가루부터 늘리지 말고 감자 전분과 굽는 시간을 먼저 조절해 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