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추장멸치볶음은 만들 때보다 식힌 뒤가 더 어려운 반찬이었다. 팬에서 막 볶았을 때는 양념이 부드럽고 윤기도 잘 나는데,
냉장고에 넣었다가 다음 날 꺼내면 멸치끼리 붙거나 양념이 단단하게 굳는 경우가 있었다.
처음에는 물엿을 많이 넣으면 부드러워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식으면서 더 딱딱해졌다. 몇 번 만들어보니 고추장멸치볶음은 양념의 양보다 멸치를 볶는 시간과 물엿을 넣는 순서가 더 중요했다. 멸치를 먼저 짧게 볶아 비린 맛과 습기를 줄이고, 고추장 양념 은 따로 끓인 뒤 마지막에 멸치와 짧게 섞는 방식이 가장 실패가 적었다.
멸치볶음이 식으면 딱딱해지는 이유
멸치볶음이 굳는 가장 흔한 이유는 양념을 넣은 상태에서 너무 오래 볶기 때문이다. 고추장과 설탕, 물엿이 들어간 양념은 가열 시간 이 길어질수록 수분이 줄면서 점점 끈적해진다. 뜨거울 때는 부드러워 보여도 식으면서 단단하게 굳을 수 있다.
저도 예전에는 양념이 멸치에 잘 배어야 한다고 생각해 고추장을 넣은 뒤 몇 분씩 계속 볶았다. 막 완성했을 때는 괜찮았지만 완전히 식힌 뒤에는 멸치가 서로 붙고 젓가락으로 떼어내야 할 정도로 단단해져 지금은 양념을 넣은 뒤 오래 볶지 않는다.
멸치에 양념이 골고루 묻으면 바로 불을 끄고 남은 열로 한두 번 더 섞는 정도로 마무리한다.
준비 재료와 멸치 손질 방법
중멸치 100g
고추장 1큰술
진간장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맛술 1큰술
물 1큰술
올리고당 또는 물엿 1큰술
다진 마늘 1/2작은술
식용유 1큰술
참기름 약간
통깨 약간
멸치가 크다면 머리와 내장을 제거해 사용해도 된다. 작은 멸치는 그대로 사용할 수 있지만 너무 오래 보관한 멸치라면 볶기 전에
냄새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냉동실에서 바로 꺼낸 멸치를 팬에 넣으면 수분 때문에 바삭하게 볶아지지 않을 수 있어 잠깐 실온에
두었다가 사용한다.
멸치는 양념 없이 먼저 볶는다
마른 팬을 중 약불로 달군 뒤 멸치를 넣고, 기름이나 양념을 넣기 전에 1~2분 정도 먼저 볶아준다.
이 과정은 멸치의 습기를 날리고 비린 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멸치를 바삭하게 만들겠다고 오래 볶지는 않는다.
처음 만들었을 때 멸치를 충분히 볶아야 한다고 생각해 색이 진해질 때까지 볶았는데, 양념을 넣은 후에는 식감이 너무 단단해졌다.
멸치에서 고소한 향이 올라오고 표면이 살짝 마르는 정도면 충분하다. 볶은 멸치는 잠시 접시에 덜어둔다.
팬에 남은 작은 가루가 많다면 키친타월로 가볍게 닦아준다. 멸치 가루가 양념에 섞이면 완성된 볶음이 깔끔하지 않을 수 있다.
고추장 양념은 따로 끓이는 것이 편하다
팬에 식용유를 넣고 다진 마늘을 약불에서 짧게 볶고, 마늘 향이 올라오면 고추장, 진간장, 설탕, 맛술, 물을 넣는다.
약불에서 저어가며 양념이 한 번 끓어오를 정도까지만 가열한다. 양념이 너무 걸쭉해질 때까지 졸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멸치를 넣기 전부터 양념이 진하고 끈적한 상태라면 멸치를 섞은 뒤 식으면서 더 단단해질 가능성이 높다.
고추장 양념이 부드럽게 풀어지고 작은 기포가 올라오면 충분하다.
물엿은 마지막에 넣고 오래 끓이지 않는다
양념이 끓으면 불을 약하게 줄이거나 잠시 끄고, 미리 볶아둔 멸치를 넣고 빠르게 섞는다.
멸치 전체에 고추장 양념이 묻으면 올리고당이나 물엿을 넣는다. 여기서 다시 오랫동안 볶지 않는다.
물엿은 윤기와 단맛을 더해주지만 높은 온도에서 오래 가열하면 식으면서 양념이 단단하게 굳을 수 있다.
저는 물엿을 넣고 20~30초 정도만 가볍게 섞은 뒤 불을 끄고, 마지막으로 참기름과 통깨를 넣어 섞는다.
완성 직후에는 양념이 조금 묽어 보일 수 있지만 식으면서 자연스럽게 농도가 생긴다.
따라서 팬에서 양념이 완전히 말라붙을 때까지 볶을 필요는 없다.
이미 딱딱하게 만들어졌다면 어떻게 할까
멸치볶음이 이미 굳었다면 다시 센 불에 볶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다. 높은 온도로 오래 가열하면 양념의 수분이 더 줄어 더 단단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팬에 멸치볶음을 넣고 물을 1~2작은술 정도만 추가한 뒤 약불에서 짧게 풀어주고, 양념이 부드러워지면 바로 불을 끈다. 물을 많이 넣으면 고추장 양념이 묽어지고 멸치가 눅눅해질 수 있어 아주 조금씩 추가해야 한다.
다만 가장 좋은 방법은 처음 만들 때부터 양념을 오래 볶지 않는 것이다.
냉장 보관할 때 덜 굳게 먹는 방법
완성한 멸치볶음은 충분히 식힌 뒤 밀폐용기에 담는다. 뜨거운 상태에서 바로 뚜껑을 닫으면 용기 안에 수증기가 생길 수 있다.
냉장 보관한 뒤 먹을 때 멸치볶음이 너무 차가우면 양념이 실제보다 더 단단하게 느껴질 수 있다. 먹을 만큼만 덜어 실온에 잠깐 두면 양념이 조금 부드러워진다. 전자레인지에 오래 데우는 것보다는 필요한 양만 덜어 짧게 데우거나 그대로 먹는 편이 낫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만들어 오랫동안 보관하기보다는 며칠 안에 먹을 정도로만 만드는 것이 식감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고추장멸치볶음에서 가장 중요한 순서
고추장멸치볶음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특별한 재료를 추가할 필요는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리 순서다.
먼저 멸치를 짧게 볶아 습기와 비린 향을 줄이고, 고추장 양념은 따로 끓인다. 두 가지를 마지막에 합친 뒤 물엿을 넣고 짧게 마무리한다. 특히 양념을 넣은 뒤 팬에서 오래 볶지 않는 것이 식었을 때 딱딱해지는 것을 줄이는 핵심이다.
만들 때는 괜찮은데 냉장 보관 후 멸치볶음이 자꾸 굳었다면 다음에는 양념의 양보다 볶는 시간을 먼저 바꿔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