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패삼겹과 숙주는 같이 익히면 간단한 한 끼가 되지만, 막상 찌듯이 익히면 숙주에서 물이 많이 나오고 고기는 금방 질겨질 수 있다. 특히 숙주를 오래 익히면 아삭한 식감이 사라지고, 대패삼겹은 얇아서 몇 분만 지나도 수분이 빠져 퍽퍽하게 느껴질 수 있다. 저도 처음에는 냄비에 숙주와 고기를 한꺼번에 넣고 충분히 익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숙주는 축 처지고 바닥에는 국물이 많이 생겼 다. 고기 역시 처음보다 질겨졌다. 몇 번 만들어보니 이 메뉴는 간장 양념보다 숙주를 오래 익히지 않고, 대패삼겹을 넓게 펼쳐 짧게 익히는 것이 더 중요했다.
숙주는 오래 씻어두지 않는다
숙주는 흐르는 물에 짧게 헹군 뒤 체에 올려 물기를 충분히 뺀다. 물에 오래 담가두면 숙주가 물을 머금어 조리할 때 더 많은 수분이 나올 수 있다. 씻은 숙주는 바로 냄비에 넣기보다 5분 정도 체에 두고 물기를 빼는 편이 좋았다. 끝부분이 너무 지저분하면 가볍게 정리해도 되지만 전부 손질할 필요는 없다.
준비 재료
대패삼겹살 250g
숙주 300g
양파 1/2개
대파 약간
청양고추 1개 선택
진간장 2큰술
식초 1큰술
올리고당 1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깨 약간
고기 자체에 지방이 많기 때문에 식용유는 따로 넣지 않아도 된다. 양념장은 찜에 넣기보다 완성 후 찍어 먹거나 조금씩 곁들이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편이 간 조절이 쉽다.
숙주를 냄비 바닥에 너무 두껍게 깔지 않는다
냄비에 숙주를 한쪽에 몰아 쌓기보다 바닥 전체에 넓게 펴는 것이 좋다. 그 위에 얇게 썬 양파를 올린다. 숙주를 너무 두껍게 쌓으면 아래쪽은 물에 잠기듯 익고 위쪽은 늦게 익을 수 있다. 양이 많다면 한 번에 전부 넣기보다 두 번 나눠 조리하는 편이 더 낫다.
대패삼겹은 겹치지 않게 올린다
숙주 위에 대패삼겹을 넓게 펼쳐 올린다. 고기가 여러 겹 겹치면 안쪽은 늦게 익고 바깥쪽은 오래 익게 된다. 가능하면 한 장씩 펼쳐 올리거나 큰 덩어리는 손으로 떼어낸다. 대패삼겹이 너무 길다면 가위로 반 정도 잘라 올려도 먹기 편하다. 여기에 대파나 청양고추를 조금 올린다.
물을 따로 많이 넣지 않는다
숙주는 익으면서 자체 수분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바닥이 탈까 걱정돼도 물을 넉넉히 넣을 필요는 없다. 냄비가 너무 얇아 걱정된다면 물 2큰술 정도만 넣는다. 처음에는 물을 반 컵 정도 넣었는데 완성 후 국물이 너무 많아 숙주가 찐 느낌보다 삶은 느낌에 가까웠다. 숙주 자체 수분을 이용하는 편이 식감이 훨씬 낫다.
센 불로 시작하고 오래 익히지 않는다
뚜껑을 덮고 중강불로 짧게 가열한다. 수증기가 올라오고 고기 색이 변하기 시작하면 불을 중불로 줄인다. 대패삼겹은 얇기 때문에 생각보다 금방 익는다. 고기 전체가 익고 숙주가 살짝 숨이 죽었을 때 바로 불을 끈다. 숙주가 완전히 부드러워질 때까지 기다리면 아삭한 식감이 거의 사라진다.
중간에 자주 뒤집지 않는다
숙주찜을 하면서 고기와 숙주가 골고루 익도록 계속 섞고 싶어질 수 있다. 하지만 뚜껑을 자주 열면 냄비 온도가 떨어지고 조리 시간이 길어진다. 또 숙주를 반복해서 뒤집으면 쉽게 부드러워진다. 중간에 한 번 정도 고기 익는 상태만 확인하고 가능하면 그대로 둔다.
완성 후 불을 끈 뒤 집게로 가볍게 섞는 정도가 좋다.
양념은 따로 만들어 곁들이는 편이 깔끔하다
진간장 2큰술, 식초 1큰술, 올리고당 1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을 섞는다. 취향에 따라 참기름과 깨를 넣는다. 찜을 만들 때 이 양념을 처음부터 넣으면 숙주에서 수분이 더 빠지고 전체 간이 강해질 수 있다. 그래서 저는 완성 후 찍어 먹거나 위에 조금씩 뿌린다.
숙주와 대패삼겹은 자체 맛이 있기 때문에 양념을 많이 넣지 않아도 충분히 먹기 좋다.
숙주가 너무 물러졌다면 조리 시간을 확인한다
숙주가 축 처졌다면 가장 먼저 익힌 시간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숙주는 익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고기가 익은 뒤에도 계속 불에 두면 금방 물러진다. 완성 직전에는 숙주 줄기가 살짝 투명해지면서도 씹었을 때 아삭함이 남아 있는 정도가 좋다. 이미 물이 많이 생겼다면 뚜껑을 열고 30초 정도만 센 불로 수분을 날릴 수 있다. 다만 오래 가열하면 숙주가 더 무를 수 있으니 짧게 끝낸다. 대패삼겹 숙주찜은 복잡한 양념보다 숙주 수분을 줄이고 고기를 짧게 익히는 타이밍이 더 중요했다. 숙주는 넓게 펼치고, 대패삼겹은 겹치지 않게 올리고, 물은 최소한만 사용하면 훨씬 깔끔하게 만들 수 있다.